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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 논평> 수중 방파제 '잠제'.."제기능 못해"
[앵커]
동해안 해변의 해안 침식 문제, 이젠 얘기하기도 지겨울 정도인데요.

정부가 해안 침식을 막겠다며, 몇년 전 수중 방파제인 '잠제'를 설치하는 신공법을 도입했는데, 이 또한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G1논평, 들어보시겠습니다.

[리포터]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은 있습니다.

방파제와 같은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고, 해안가에 상가나 건물을 짓지 않는 겁니다.

한마디로, 해안가를 자연상태 그대로 두는 건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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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의 소득을 위해 항구를 만들고, 해변을 관광지로 조성할 수밖에 없는 만큼, 어떻게 하면 해안 침식을 최대한 줄이느냐가 관건입니다.

몇년 전, 정부가 해안 침식을 막겠다며 새로 도입한 공법이 수중 방파제인 일명 '잠제' 설칩니다.

말 그대로, 해변 앞 바다 속에 대형 구조물을 설치해, 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의 힘을 약화시켜 해변을 덜 깎아내게 하는 겁니다.

해양수산부는 실제로, 지난 2010년부터 남항진 앞 바다에 2백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어초형 잠제와 테트라포드 잠제를 설치했습니다.

준공한 지 1년 반밖에 안됐는데, 이미 망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초형 잠제는 파손돼, 철근이 삐져나와 있고, 벽돌도 떨어져 나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잠제가 부실하게 제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밖에 없습니다.

테트라포드 잠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차곡차곡 쌓여 있어야 할 테트라포드가 바닥에 흩어져 있고, 일부는 모래에 파묻혔습니다.

잠제가 제 역할을 하려면, 수면과의 거리가 50센티미터 정도로 가까워야 하지만, 대부분 수면에서부터 2~3미터 아래에 있어, 파도의 위력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돈은 돈대로 들이고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러다보니, 해변 백사장에는 모래가 깎여나가 2미터 가량의 절벽이 생겼습니다.

잠제를 설치한 이후, 모니터링을 실시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1년에 2번씩, 지금까지 모두 3차례 모니터링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조치가 없는 건 왜일까요?

잠제가 부서지지 않고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 효과가 있는 지는 확인하지 않고,

엉뚱하게도, 해양수질이나 잠제에 어초가 잘 활착했는 지 같은 부차적인 걸 모니터링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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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하다 보면 늘 느끼는 것 가운데 하나가, 국민의 혈세가 곳곳에서 숭숭 새고 있다는 겁니다.

잠제 사업비 2백억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닙니다.

만약 그 돈이 내 돈이었다고 해도, 지금처럼 바다 속, 안 보이는 곳에 있다는 이유로 그냥 방치해 놓고 있을까요?

혈세가 헛돈이 되지 않도록, 시급히 점검해 '잠제'가 원래의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G1논평이었습니다.
김형기 기자 hgk@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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