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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사 1년.."숲이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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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람처럼 나무도 아프고 병 들었을 때 의사가 필요합니다.

수목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나무의사는 합격률이 10%밖에 안되는 국가자격 제도인데,

기후변화 등으로 나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목받는 역할이 되고 있습니다.
윤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터]
시름시름 앓던 늙수레한 감나무의 썩은 속을 파내고,

코르크 조각과 섞은 새 살을 채워넣은 다음,

잘 아물도록 약도 듬뿍 발라줍니다.

이렇게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말도 못하고 혼자 병원도 못가는 나무 환자를 돌보는 게,

나무의사입니다.

[인터뷰]
"병명이 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얘를 배양을 해요. 잎을 가져다가 1차 배양, 2차 배양을 해서 현미경으로 포자를 봅니다. 그러면 얘가 이런 병에 걸려있구나.."

나무의사는 수목의 질병이나 각종 피해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국가자격 전문가로,

산림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지난 2018년 도입됐습니다.

5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는데,

수목병리학과 해충학은 물론 약제와 외과수술 분야까지 폭넓게 공부해야 하고,

필기와 실기 등 난이도도 높아 합격률은 10% 대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나무의 수세가 아주 좋아지면 얼마나 보람되고 행복한지 몰라요. 죽은 나무를 고사 판정할 때가 있어요. 그때는 진짜 안타깝지요, 엄청."

나무의사 제도가 시행 1년이 됐지만 현장에서는 제도적 보완도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관련법에 따라 수목 진료는 등록된 나무병원의 나무의사만 할 수 있는데,

지자체와 국가기관은 예외로 분류해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민간은 엄격하게 나무의사에 맡기도록 하면서, 공공 영역은 그렇지 않은 겁니다.



"국가 기관이 경영하는 산림 쪽은 예외로 한다고 해서 나무의사가 아닌데 진단해도 관계가 없어요. 나무의사가 아닌 데다가도 다 발주를 줄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 옛날이랑 똑같죠, 뭐."

도내 서른 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는 활동 중인 나무의사는 천 명 정도.

기후변화로 신종 질병이 늘고 식물 생태계도 빠르게 변하면서 나무의사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G1뉴스 윤수진입니다.
윤수진 기자 ysj@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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