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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2>생태 복원 '엇박자'
[앵커]
해마다 봄철이면 하천과 호수에서는 심심찮게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합니다.

날이 풀리면서 용존 산소량이 부족하거나 침전돼 있던 오염 물질이 떠오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번 양구 물고기 떼죽음은 상황이 좀 다릅니다.

한 쪽에선 백억원 넘는 돈을 들여서 인공습지를 만들고, 다른 쪽에서는 대책없이 물을 빼는 엇박자 행정이 빚어낸 '인재'라는 지적입니다.
이어서 김기태기잡니다.

[리포터]
여기저기 뒤엉킨 물고기와 말라버린 바닥.

이 모든 문제는 자전거 도로 때문에 시작됐습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75억 원을 투입해, 생태습지 둘레 8km를 순환하는 자전거 도로 조성에 들어갔습니다.

도로 연결을 위해선 습지 하류에 수중보를 높여야 했고, 이를 위해 수위를 기존보다 6m 낮은 해발 171m까지 낮춰야 했습니다.

양구군은 물을 빼기 시작했지만, 습지에 살고 있는 물고기와 수생식물에 대한 대책은 두 기관 모두 없었습니다.



"(방류) 거기에 따른 뭐, 양구군이나 우리나 거기에 대해서 아마.. (협의) 그 거는 안한 것 같고요"



"어폐류나 기타 이런 부분까지 저희가 이동시키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고요, 웅덩이에 남아 있는 어족자원들까지 저희가.."

지난 2004년부터 150억원을 쏟아부어 하류에 보를 만들고, 300만톤의 물을 채워 163만㎡의 습지를 만들었는데,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된 겁니다.

물이 빠지면서 20억원을 들여 심었던 갈대와 부들 등 각종 수생식물들도 물고기와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주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원래 책임지는 곳이 없잖아요. 이거 국고로 할 거 아니에요. 자기 돈으로 안 할거 아니에요. 참 돈 많은 나라에요"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양구군은 공사가 끝난 뒤 물을 다시 채우면 물고기와 수생식물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엇박자 행정에 수백억원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G1뉴스 김기탭니다.
김기태 기자 purekitae@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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