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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민곤
철원 민통선 주민 '수마와 외로운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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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수해 지역 소식입니다. 지금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무섭도록 비가 쏟아진 것도 무려 일주일쨉니다.

철원 저지대 마을에 피해가 막심한데, 특히 민통선 안에 있어 통제가 심한 마을들은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윤수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다닥다닥 붙은 임시 텐트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쪼그려앉아 목에 밥 한술 넘기지만, 속은 타들어갑니다.

한탄강 범람으로 철원에서만 640여 가구 1,10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인터뷰]
"집에 가봤는데, 뻘이 많고. 옷 좀 봐요. 들어가서 만질 수가 없어. 아주 장롱이고 세탁기고 냉장고고 다 자빠졌어, 김치 냉장고도 방에."

야속한 하늘은 일주일 동안 무려 750mm의 비를 퍼부었습니다.

철원 최북단 민간인통제선 인근 4개 마을은 순식간에 수마가 집어삼켰습니다.

[인터뷰]
"손자, 딸, 아들 둘, 넷이 이틀 치웠더니 물이 또 들어와서 또 망가뜨렸어 이걸 어떡해. 늙은이는 이제 기운이 없어 치우지도 못하고."

마을은 초토화됐고, 토사와 널브러진 집기들 때문에 집 안에 발 들이기조차 힘듭니다.

◀ S /U ▶
"마을 곳곳에는 이렇게 제 목 높이까지 물에 잠겼던 흔적이 선명합니다. 제 뒤쪽은 폭탄이라도 맞은듯 온갖 가구들이 어질러져 있습니다."

하지만 군 부대가 통제하는 민통선 안쪽 마을은 외부인이 접근하기 어려워, 마을에는 주민과 군인 뿐입니다.

생창리 등 인근 다른 피해지역과 달리 언론 출입도 막혀, 외부에 피해를 알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봉사단체가 들어오기도 쉽지 않을 것 같고요. 그리고 아까 들어보니 지뢰도 나왔다고 하니까 전체적으로 더 조심해야 할 상황이죠."

벌써 세 번이나 겪는 수해인데, 평생을 지켜온 터전이라 훌쩍 떠나버리지도 못 합니다.

피해는 극심한데, 가족도 친척도 초소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해 외로운 싸움만 계속됩니다.

[인터뷰]
"친척들도 오고 싶어서 도와주고 싶어도 초소가 있고..떠나야 되는데 떠나지 못하고, '낫겠지' 기대를 많이 했죠."


강원도는 반복적인 수해를 겪는 지역에 대해, 이주와 하천 정비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하고, 예비비를 편성해 이재민 구호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G1 뉴스 윤수진입니다.
윤수진 기자 ysj@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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