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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민곤
정수기 설치 후 25톤 콸콸..업체는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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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사무실에서 이틀 사이 수도 계량기가 25톤이나 돌아갔다고 합니다.
정수기 바꾼 뒤 일어난 황당한 일인데요,
실수야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만 소비자에 대한 대응이 참 어처구니 없습니다.
윤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사무실로 수도 검침원이 놀라 달려왔습니다.

이틀새 25톤이나 쓴 게 도대체 맞냐고 물어 주인도 깜짝 놀랐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인테리어 바꾸느라 정수기를 다시 설치했는데, 직후부터 물이 조금씩 샜습니다.

업체에 항의했지만, 설치에는 문제가 없고 '배관이 오래된 탓'이라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화가 나 해지하겠다고 하자, 위약금 얘기부터 꺼냈습니다.

[인터뷰]
"옆에 있는 배관에 설치를 다시 한번 해보겠대요. 그래서 누수가 안 되면 어쩌실 거냐고 되레 물으시더라고요. '해지하려면 해라. 그러면 네가 위약금 물으면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다른 업체를 불러보니, 사무실 안 뿐 아니라 바깥 쪽에서도 물이 새고 있었습니다.

사무실 밖이라 주인이 모르는 사이 평소 쓰는 량의 70배 정도나 수돗물이 새 나가고 있던 겁니다.



"앵글 밸브가 너무 많이 들어간 거죠. 20년, 30년 써도 그런 현상이 안 생기는데 한 10년 된 게 배관 노후라고 하면 참.."



"하루 평균 100명 가까운 고객이 찾는 사업장인데, 정수기와 화장실을 통째로 못 써 사흘 넘게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수리비만 수십 만원에, 수도 요금은 평소의 10배 넘게 나왔지만 보상은 쉽지 않습니다.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 사업자의 귀책 사유를 정해놓기는 했지만 모호한데다,

업체가 발뺌하면 책임 소재를 입증해야 하는 건 소비자 몫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렌털 정수기 분야 소비자 고발 건수는 매년 만 5천건 이상이지만 실제 보상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해당 업체 측은 뒤늦게 대응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다면서,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향후 사후 점검과 귀책 사유 입증, 고객 응대 절차도 개선하겠다고 전했습니다.
G1뉴스 윤수진입니다.
윤수진 기자 ysj@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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