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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가연
"씨앗도 없어요" 타들어간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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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 영동 산불의 피해 조사와 복구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만 화마가 쓸고 간 상처가 너무 커서 온전히 복구가 될 지 걱정입니다.

여) 특히 피해 지역 주민 상당수가 소규모 농민인데 논밭이며 농기구, 씨앗까지 모두 타버렸습니다. 영농철을 앞둔 시점이라 한 해 농사를 다 망칠 판입니다.
김도환 기자입니다.


[리포터]
비닐하우스는 뼈대도 제대로 못추렸습니다.

봄 농사 시작을 위해 준비했던 모판은 바스러질 정도로 타버렸습니다.

손에 익은 도구와 비싼 돈 주고 장만한 농기계도 모두 못쓰게 됐습니다.

그래도 밭을 놀릴 수는 없어 모자란 일손을 서로 보태고, 그나마 멀쩡한 기계를 골라 다시 힘을 내 보지만 수확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1년 농사인데 그렇다고 포기하고 가만히 있을수는 없지요. 먹고 살라면 해야지요. 정부에서 돈 조금 준다는데 뭘로 집을 짓습니까?"

죄다 타버린 터라 특히 씨앗 구하기가 힘듭니다.

저온 창고에 보관했던 씨감자는 온데간데 없고, 쌀은 한줌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기가 막혀요 마음이.. 손이 안가요. 생각해봐요. 전부 불나서 싹 이렇게 됐는데 손이 떨려서 일을 못해요. 그냥 집에 있잖아요"

축산 농가도 큰 피해를 보긴 마찬가지입니다.

흑염소 사육농가에선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미만 죄다 죽고, 어린 새끼만 남았습니다.

뜯을 풀도, 젖 줄 어미도 없이 다친 다리만 절고 있습니다.

가축이긴 해도 매일 밥주고 씻기던 염소인지라 목이 메입니다.

[인터뷰]
"불타고도 저는 못 올라갔어요 (왜요?) 올라가서 죽은 걸 보면 어떻게 해요. 새끼들만... 지금 새끼들만 있잖아요"

이번 산불에 따른 농업 시설과 기계, 농자재, 가축 피해액은 현재까지 8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재해 보험 가입률이 극히 낮아 현실적인 피해 보상은 어려울 전망입니다.
G1뉴스 김도환입니다.
김도환 기자 dohwank@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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