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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식목일 앞당겨야.." R
[앵커]
아직 꽃샘추위가 매섭지만, 도내 곳곳에선 이미 나무심기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식목일이 다음 달인데 벌써 나무를 심나 하시는 분들 있겠지만, 요즘은 사정이 좀 달라졌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숲의 생태시계도 훨씬 앞당겨진 것 같습니다.
김도환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터]
요즘 힐링 붐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는 전라도의 편백나무 숲입니다.

그런데, 따뜻한 곳에 자라는 이 편백이 요즘 강원도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됩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 지고 있기 때문에 오는 2090년이면 우리 도 전역에서 편백이 잘 자랄 수 있다는 게 산림과학원의 예측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나라의 온도는 1.5도 정도 상승했습니다.

별 것 아니다 싶어도 나무에겐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 지표가 홍천에 있는 계방산의 신갈나무 숲입니다.

산림과학원이 매년 5월 10일 계방산 신갈나무의 잎 길이를 재는데요,

오른쪽이 2012년 지난해고요, 왼쪽이 2011년입니다.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찍었는데 차이가 확 나지요?

2012년엔 잎 길이가 10.5cm를 기록해,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평균이 5.6cm니까 거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나무 잎이 자라려면 하루 평균 기온이 5도를 넘어야 하는데, 이런 날의 평균 기온을 다 더한게 '적산 온도'라는 겁니다.

매년 오르고 있고, 잎 길이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엔 350을 넘었죠.

거의 아열대 수준입니다.

그래서, 나무 심기에 좋은 시기도 당겨지고 있습니다.

식목일은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절기, 청명과 비슷하게 맞춘 건데요.

봄이 오는 춘분과 곡식이 자라는 곡우 사이. 딱 맞지만, 이게 옛날 얘기라는 겁니다.

보통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나무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는 1주일 앞당겨지기 때문입니다.

산림과학원이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나무 심기 예보 지도를 만들었는데,

제주도는 2월 19일, 전라도와 경상도는 3월 중순,

가장 추운 강원도도 3월 21일이면, 나무 심기에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지구온난화가 숲의 생태 시계도 빨리 돌려 놓고 있는 건데, 우리 식목일도 이제 현실에 맞게 날짜를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도환 기자 dohwank@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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