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떤 공사든지간에 공사에 사용될 자재에는 기준이란 게 있습니다.

그런데 공사 기준에도 못미치는 자재를 단순히 친환경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용했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바로 한국환경공단이란 준 공기업이 태백시 하수관 교체 공사를 하면서 벌어진 일인데, 낙찰 배경에 의혹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동취재, 먼저 박성은 기잡니다.

[리포터]
태백시 하수관거 공사 현장입니다.

태백시는 작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한국환경공단에 위탁해, 낡은 하수관을 교체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공사의 주자재인 PE하수관은 KS 인증을 받은 지역업체의 제품을 사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위탁받은 환경공단은 올해부터 지역업체의 자재 납품을 중단시켰습니다. 지역 업체의 제품이 친환경 인증 표지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이후 환경공단은 PE하수관에 대한 입찰을 벌였는데, 문제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PE하수관 생산 업체가 전국에 단 1곳 밖에 없다는 겁니다.

처음부터 특정 업체가 낙찰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좁니다.



"녹색제품 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이 이 있고, 거기에 따라서 공공기관은 의무 구매를 하도록 돼 있는데, 우리 공단이 지침에 따라서 구매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업체의 제품은 정작 공사의 자재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결과, 해당 사업에 들어가는 PE하수관은 KS 인증에 준하는 제품을 쓰도록 돼 있지만,

낙찰받은 업체 제품은 KS 인증에 훨씬 미달하는 재활용 제품 인증인 GR 인증만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PE하수관 같은 경우는 폐합성수지를 사용해서 진행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품질 기준으로는 GR 규격을 준용해서 저희가 검증한다고 생각하시면 될거예요."

재활용 인증 제품은 KS에 비해 강도는 절반 수준이고, 열안정성과 용융질량지수 등 일부 항목의 경우 기준치조차 없습니다.

결국, 환경공단은 공사 자재 기준에도 못 미치는 제품을 낙찰시킨 겁니다.



"계약을 하고 제품이 오면 저희가 시험검사를 하거든요. 해서 만족하지 않으면 저희가 계약 파기할 거예요. <그럼 공사기간이 늘어나게 되잖아요.> 그렇죠."

태백시는 해당 제품에 대한 낙찰을 취소해 줄 것을 환경공단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공단측은 계속 거부하고 있습니다.
G1 뉴스 박성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