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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 논평> '경포 단상'
[앵커]
관광 일번지 강원도의 명소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강릉 경포인데요.

경포가 최근 도립공원 해제 지역을 중심으로 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이 확정돼, 호텔과 콘도 신축 등 대변신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은 어떤 변화를 기대하시는지요. G1논평 들어보시겠습니다.

[리포터]
지난 달 경포에 다녀왔습니다.

주말 나들이 차량들로 길이 좀 막혔지만,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바람에 날리는 하얀 벚꽃과 함께, 공중을 떠다니는 것 같아 황홀했습니다.

손 잡고 걷는 가족들.
사진을 찍거나 자전거를 타는 연인과 친구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화사한 꽃이었습니다.

한껏 부풀어오른 감정은 소나무 숲에서 오므려집니다.

붉고 곧게 우뚝 서서, 초록으로 뻗어난 절개에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파고 듭니다.

호수와 송림, 조금만 더 가면 파도가 넘실대는 동해바다와 만나는 곳.

경포대와 해운정, 오죽헌과 선교장..

경포는 발 닿는 곳이 문화재이고 보물입니다.

수면이 거울 같이 맑다는 경포는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준다고 해서 군자호로도 불립니다.

관동 명승지, 경포는 계속 변해왔고 지금도 변신중입니다.

한때는 모텔과 나이트클럽 네온사인이 경포의 달빛을 집어삼킨 시절도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 생태복원이 변화의 중심을 이뤘습니다.

습지가 대표적입니다.

수십년 땅속 긴 잠에서 깨어나 화려한 자태를 드러낸 가시연꽃은 경이롭습니다.

삵과 수달도 돌아왔습니다.

한옥단지처럼 과거가 재생되고, 아쿠아리움 같은 현대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강릉시는 최근 경포도립공원 전체 면적의 27.5%에 달하는 공원해제 지역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확정했습니다.

관광휴양지구로 건축 규제가 완화돼, 40m 높이의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경포에 관광.숙박시설 건립을 추진중인 민간사업자들은 97m까지 더 높여야 된다고 말합니다.

강릉 경포는 마천루를 뽐내는 부산 해운대가 아닙니다.

저탄소녹색시범도시이니 올림픽특구이니 하는 말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경포는 경포다워야 합니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백년 천년을 예비하는 안목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가정의 달 5월입니다.

여름에만 휴가 가지 말고 봄과 가을에도 여행을 떠나라고 만든 관광주간이기도 합니다.

요즘 말로 힐링하고 싶다면, 지치고 힘들다면 경포에 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봄은 매년 찾아오지만 아쉽게도 그리 길지 않습니다.
G1 논평이었습니다.
김근성 기자 root@g1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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