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G1뉴스에선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아닌, 경계선지능인이 처한 현실을 전해드렸는데요.

학교와 사회에서 여전히 소외되고 있지만, 마땅한 지원책이 없어 그 부담을 가정에서 오롯이 떠안고 있는 실정입니다.

집중취재, 오늘은 원석진 기자가 경계선지능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터]
두 아이의 엄마이자 사회복지사인 최수진 씨.

야무지게 말 잘하던 일곱 살 둘째가 첫째와 다르다고 느낀 건 한글 때문이었습니다.

또래보다 한글 떼는 속도가 유난히 더뎠는데, 지능검사 결과 경계선지능인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14%나 되는 경계선지능인을 위한 커뮤니티는 없었습니다.

지난 7월 경계선지능인 중점지원센터 '느린소리'를 직접 만든 까닭입니다.

[인터뷰]
"처음에는 나만 이런 줄 알았다, 그리고 어디 가서 할 얘기가 없었다. 그 얘기를 다 듣기도 전에 다 울고 이해하고 그 상황들을 다 얘기하지 않아도 알고."

경계선지능인 커뮤니티가 첫발을 뗀 셈이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작은 학교를 수소문해 아이를 입학시켰지만,

담임 선생님은 '아이가 이상하다'면서 전학을 종용했습니다.

[인터뷰]
"담임 선생님께 전화가 왔어요. 아이가 너무 힘들어요 어머님. 제가 이 아이를 돌보긴 너무 힘드니까 다른 학교를 알아보시는 게 어떨까요라고 얘기를 하셔서.."

/실제로 해외사례 연구에 따르면, 경계선지능인 10명 중 6명이 학교를 중간에 그만뒀고,

중도탈락율은 일반 학생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는 이런 연구마저도 없습니다.

[인터뷰]
"부드러운 엄마가 될 수가 없어요. 정말 개척해 나가야하는 투사가 돼버리는 거예요."

살림살이도 팍팍합니다.

종합심리검사를 한 번 할 때마다 50만 원이 넘게 깨지고,

달마다 몇 번씩 언어 치료 등을 시키고 나면 생활이 막막합니다.

[인터뷰]
"저한테 꾸미고 이런 건 사치고. 그리고 미안한 건 비장애인 형제한테 미안하죠. 그 아이한테 지원이 돼야할 게 우리 친구(경계선지능인)한테 지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경계선지능인 어머니가 바라는 건 크지 않습니다.

[인터뷰]
"따뜻한 말 한마디는 바라지도 않아요. 다만 부정적인 말들을 걸러서 해주셨으면.."
G1뉴스 원석진입니다.